한국지역사회교육재단

다같이多가치

대화에 대하여 Ⅱ

어떻게 새로운 사랑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까

사랑과 대화의 짧은 역사

‘구혼’은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행위로, 힘과 부를 과시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어 정복한다는 뜻, 그러니 말을 많이 할 필요는 없었다고 한다. 15c 이후, 새로운 단어 ‘구애’. 이는 양쪽이 주고 받는 행위로 신의와 신의의 약속이 지켜지는 지가 대화에서의 핵심 주제였으며, 세 번째로 이탈리아의 구아초의 책으로 알려지게 된 시민의 대화가 있다. 그는 “대화가 없다면 올바른 인간이 될 수 없다”고 강조, 말다툼이나 폭력 없이 품위 있게 함께 살아가는 기술에 주목하여 힘이 아닌 말을 이용하라 했고,

네 번째는 시인과 소설가들이 전파한 낭만의 언어이다. 이는 궁극저으로 수용될 수 없는 두 가지를 전제, 하나는 남자들은 배우자를 이상화할 뿐 진실하게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점, 다른 하나는 사랑을 벼락 맞는 일, 즉 우리가 통제 할 수 없는 현상이자 기꺼이 그 희생자가 되고 싶어하는 무언가로 간주 했다는 것.

영화 속 연인의 말

20c의 비극은 새로운 사랑의 대화를 개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화는 대화를 최소한으로 줄였고, 몇 가지 성공 모형을 제시했을 뿐, 조용한 만족이나 충만한 행복을 어떻게 다룰지 몰랐다.

평등을 만들어내는 최고의 예술

연극은 대화를 정교하게 다듬어 가장 강력한 표현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세익스피어는 대화가 어떻게 열정과 행위를 창조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고, 입센은 사람들이 대화를 통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으며, 베테트는 말하고 싶지만 아무 말도 못하는 인물들을 그렸다.

이 시대는 남녀가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고, 동등하게 존중하려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적 조건을 다지는 최선의 길은 대화이며, 대화가 법보다 낫다. 법은 사고방식을 바꾸지 못하지만, 대화는 바꿀 수 있으므로. 이제는 사람들이 유머를 잃지 않고 대등한 존재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새로운 소설과 영화가 나와야 한다.

‘한 쌍’의 영웅들

유명한 예술가들이 나서지 않으면 우리가 예술가 없이 예술을 창조해야 한다. 소박하지만 우리도 예술가라는 점을, 평등한 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우리 시대의 영웅이란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으로 이루어진 짝. 혼자일 때보다 둘이 같이 있을 때 더 많은 것을 창조하는 한 쌍인 것이다.

친밀감의 혁명

사적인 대화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관계에 무한히 소중한 무언가를 더해주는 것은 다름아닌 대화이다. 두 사람이 터놓고 대화를 나누면서 그전까지는 없었던 방식으로 함께 사는 법을 찾아가고, 함께 일을 해나갈 수 있다는 느낌과 함께 영감을 얻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는 동안 어떤 것에 대한 관점이 유연해지고, 생각이 달라지면서 우리 자신도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하는냐 보다도 바로 어떻게 말하느냐 하는 것.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대화 그 자체에 관해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연인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저 사랑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아. 사랑 받는 이유를 알고 싶어하고, 그러려면 대화를 나누어야지 찬사를 늘어놓기만 해서는 안 된다. 대화를 나누면서 감정을 주고받으면 친밀감이 생기고, 상대의 관심사는 곧 내 관심사가 된다. 사랑은 궁극적으로 상대의 행복과 희망과 두려움이 내 것만큼 중요해지는 과정인 것. 대화는 손을 잡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삶의 여러 측면으로 친밀감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제 우리는 사랑의 대화의 새로운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