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多가치

대화에 대하여 – 2

모방자

공적 세계와 사적 세계 사이의 문

질문 -2 모방자

Copycats

남들의 대화 방식을 모방하는 것은 얼마나 유용할까?

  그림에, copy 한 고양이들이 나열되어 있는 걸 보니 한편으론 일관성과 통일성이 있다 싶지만, 다른 한편으론 새롭지 않고 계속 같은 패턴이 이어지는, 어쩌면 매우 구태의연하고 지루하기도 하다. 너도 나도 모르게 어떤 문제가 스물스물 생겨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생기고.

  그것이 얼마나 유용하냐.. 라고 묻는다면, 글쎄..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리라고 본다. 일관성이 필요한 때도 있고, 패턴을 타파하여 다르게 할 상황도 있을 것이므로. 그러니까, 완전 다르게 하자고 밀어붙일 것은 아니지만, 세상이 아무리 흘러도 바뀌지 않는 진리같은 것도 있을 것이므로. 뭔가 문제가 계속되는 감이 오면 그때는 달리 해 볼 것이지 않나?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남의 대화방식을 모방하는 것이 유용하냐는 질문.. 종종 한 그룹에서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다향한 반응이 나올 수 있는 문제에서도 누군가 시어머니에 대한 말을 했다면, 그 다음 사람들도 줄줄이 시어머니 이야기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또는 어떤 이슈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분위기에 동참하는 것. 아니면 그 중 핵심 인물의 말투라던가, 어쩜 유행어라던가를 그대로 따라함으로써 튀지 않고 섞여서 사회적으로 무난하게 소속감을 얻는데는 매우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어떤 사람의 경우엔 부디 그래주었으면 좋겠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러나 한편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대화를 한다면, 전혀 개별화가 되지 않았다는 소리이다.

  자기가 누군지, 무엇에 가치를 두고, 어떻게 살고자 하는지, 내가 사는 세상이 어떠했으면 좋은지, 무엇을 목표하는지 모르는 것일 수 있지 않을까. 대화란 또한 자신을 드러나는 것일 터.

  남들의 대화방식을 모방하는 것은 무난하게 사회 생활을 하는 것에는 유용하나, 자신에 대한 진정성은 간과하게 되고, 타인에게 대한 의존성이 높아 그 자신 그리 편안하거나 생기 있지는 못할 것 같다.

  대화란 서로 다른 기억과 습관을 지닌 사람들이 만나서 불꽃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저자의 의견으로 볼 때, 남들 하는 방식으로 똑같이 하는 것은 그리 유용하지는 않다고 본다.

  평화..

질문 – 3. 공적 세계와 사적 세계 사이의 문

The gate between the public and private

좋은 대화가 비인간적일 수 있을까?

「공적인 세계와 사적인 세계 사이의 문」이 곧 대화일 것인데.. 그렇다면 좋은 대화란, 그 두 세계 사이의 문이 유연하고 적절하게 열리고 닫힘으로써 걸림이 없고 무리도 없고 공적 세계에도 사적 세계에도 승/승이 되는 것일 터. 그런 경우에도 그것이 비인간적일 수 있을까?

  여기서 비인간적이란 뜻을 사전에서 찾아 보았더니 사람답지 아니하거나 사람으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것이란 설명. 그렇담 어찌 그 다음 생각을 이어갈 것인가.. 그림을 보고 또 본다.

  공적세계와 사적세계는 이어져 맞닿아 있으며 한 공간을 이룬다. 이쪽에서 계속 가지를 뻗으며 가닿으려 하며 그 사이 공간에 위치한다. 이쪽은 아주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저쪽은 상대적으로 심플하다. 저쪽에서 이쪽으로 뻗는 가지는 별로 없다. 그 공간에서 종종 꽃을 피우기도 하고, 뒤집어지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하다.

​  우리는 주로 사적 세계에 머문다. 공적세계로 들어갈 때면 무언가 채워지길 바라는 게 있을 것. 그것이 충족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공적인 세계란 나만 있는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있다는 전제가 분명하다.

  나의 욕구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상대방은 단지 도구가 될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비인간적일 뿐더러 전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대화란 상대방 또한 한 인간으로서,

  나의 욕구 뿐아니라 그(또는 그룹)의 욕구도 있다는 것,

  나의 관점과 그의 관점,

  나의 취향과 그의 취향,

  나의 경험과 그의 경험,

  나의 문화와 그의 문화,

  나의 위치와 그의 위치 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리라. 그는 또다른 ‘나’이므로.

​  어떻게 좋은 대화가 비인간적일 수도 있을까?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데, 너무 단순한가?

  평화..

                                                                                                                                           글.  유수정 (본 재단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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